처음 봤을 때는 당황했고, 두 번째 보니 보이기 시작했다
2022년 여름, 저는 개봉 첫 주에 극장에서 **《외계+인 1부》**를 관람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영화가 끝났을 때 첫 감상은 "생각보다 어렵다"였습니다. 최동훈 감독의 작품이라면 보통 관객이 쉽게 따라갈 수 있도록 이야기를 풀어내는 편인데, 이번 작품은 달랐습니다. 고려 시대의 도사들, 현대의 외계인, 시간 이동, 인간 몸속에 갇힌 죄수들까지 한꺼번에 등장하니 처음에는 머릿속 정리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다시 보니 처음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수많은 인물과 사건이 무질서하게 흩어진 것이 아니라 하나의 거대한 퍼즐처럼 연결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혹시 영화를 보고 "도대체 무슨 이야기인지 모르겠다"고 느끼셨나요? 그렇다면 오히려 정상적인 반응일 수 있습니다. 《외계+인 1부》는 처음부터 모든 답을 알려주는 영화가 아니라, 관객이 조각을 하나씩 맞추도록 설계된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영화 정보
- 제목 : 외계+인 1부
- 감독 : 최동훈
- 개봉 : 2022년
- 장르 : SF, 판타지, 액션
- 러닝타임 : 142분
- 출연 : 류준열, 김우빈, 김태리, 소지섭, 염정아, 조우진
- 관객 수 : 약 154만 명
외계+인 1부 줄거리
《외계+인 1부》의 이야기는 크게 두 개의 시간대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하나는 현대 지구입니다. 외계 종족은 오래전부터 인간의 몸속에 죄수들을 가둬 관리해 왔고, 이를 감시하는 존재가 바로 가드(김우빈)입니다. 가드는 인간 사회 속에서 외계 죄수들이 탈출하지 못하도록 관리하는 임무를 수행합니다.
또 다른 무대는 고려 말입니다. 신검을 찾는 도사 무륵(류준열), 정체를 알 수 없는 여자 이안(김태리), 그리고 각자의 목적을 가진 도사들이 얽히며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흥미로운 점은 두 시대가 전혀 별개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영화가 진행될수록 과거와 현재가 하나로 연결되며 거대한 비밀이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외계+인 1부》 줄거리를 어렵다고 평가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일반적인 SF 영화도 아니고, 전통적인 무협 영화도 아니며, 시간 여행 영화도 아닙니다. 이 모든 장르를 한 편 안에 담아냈기 때문입니다.
배우와 캐릭터 분석
류준열의 무륵
무륵은 영화에서 가장 인간적인 캐릭터입니다.
능청스럽고 허술해 보이지만 중요한 순간에는 의외의 용기를 보여줍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무륵이 《전우치》의 전우치를 떠올리게 했습니다. 완벽한 영웅이 아니라 실수도 하고 욕심도 부리는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김태리의 이안
이안은 영화의 핵심 열쇠를 쥔 인물입니다.
정체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은 채 이야기를 끌고 가는데, 김태리는 특유의 신비로운 분위기로 캐릭터에 설득력을 부여합니다.
김우빈의 가드
가드는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축입니다.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인물이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그의 선택이 영화의 중심에 놓이게 됩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
제가 가장 인상 깊게 본 장면은 도사들이 신검을 둘러싸고 벌이는 추격전입니다.
액션 자체도 훌륭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영화의 분위기였습니다.
한국 전통 무협의 느낌과 현대적인 SF 설정이 동시에 존재하는데도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극장에서 처음 이 장면을 보면서 "이건 한국 영화에서 처음 보는 종류의 판타지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염정아와 조우진이 연기한 흑설·청운 콤비는 등장할 때마다 분위기를 환기시키며 영화에 활력을 불어넣습니다.
명대사보다 기억에 남는 것은 캐릭터의 매력
《외계+인 1부》는 《타짜》나 《도둑들》처럼 강렬한 명대사 중심의 영화는 아닙니다.
오히려 캐릭터의 개성과 관계성이 더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무륵의 능청스러움, 가드의 냉정함, 이안의 신비함이 서로 충돌하며 독특한 리듬을 만들어냅니다.
그래서 이 영화는 특정 대사보다도 인물 자체가 기억에 남는 작품에 가깝습니다.
결말 해석
※ 스포일러를 최소화한 감상입니다.
《외계+인 1부》의 결말은 완결이 아니라 시작에 가깝습니다.
많은 관객들이 결말에서 당황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보통 한 편의 영화는 이야기의 주요 갈등을 해결하지만, 《외계+인 1부》는 오히려 더 큰 질문을 남긴 채 끝납니다.
하지만 이 결말은 실패라기보다 의도된 설계에 가깝습니다.
1부는 거대한 세계관을 소개하는 역할을 담당했고, 진짜 답은 후속편에서 완성됩니다.
따라서 이 작품은 독립적인 영화라기보다 하나의 장대한 이야기를 구성하는 전반부라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외계+인 1부가 특별한 이유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실패작이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조금 다르게 생각합니다.
《외계+인 1부》는 흥행 성적과 별개로 한국 상업영화가 어디까지 상상력을 확장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작품입니다.
한국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범죄물이나 현실 드라마 대신,
- SF
- 무협
- 판타지
- 코미디
- 액션
을 한 편 안에 담아냈습니다.
성공 여부를 떠나 이런 시도 자체는 높게 평가할 만합니다.
개인적인 감상
지금 다시 보면 《외계+인 1부》는 최동훈 감독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야심 찬 작품입니다.
《범죄의 재구성》이 구조의 영화였다면,
《타짜》는 욕망의 영화였고,
《도둑들》은 배신의 영화,
《암살》은 기억의 영화였습니다.
그리고 《외계+인 1부》는 상상력의 영화입니다.
물론 모든 관객이 좋아할 작품은 아닙니다.
설정이 복잡하고 설명이 많으며, 1부만으로는 완전한 만족감을 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시간이 지나면서 재평가될 가능성이 높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번 봤을 때보다 두 번째 관람에서 훨씬 재미있었던 몇 안 되는 한국 영화 중 하나였기 때문입니다.
결론
《외계+인 1부》는 호불호가 분명한 영화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어렵다" 혹은 "이해하기 힘들다"라는 이유로 평가절하하기에는 아까운 작품이기도 합니다.
한국 영화가 시도할 수 있는 장르적 확장의 가능성을 보여준 의미 있는 도전이었기 때문입니다.
아직 보지 못했다면 2부와 함께 연속으로 감상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이미 보셨다면, 이번에는 복잡한 줄거리를 따라가기보다 인물과 세계관의 연결에 집중해서 다시 보시길 권합니다.
처음과는 전혀 다른 영화가 보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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